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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3-06-07

조회수45,048

제목

(도전한국인47) 15년 동안 한국팀 전경기 응원, FC붉은악마 반우용 단장

연애는 축구장서, 여행도 원정응원으로...

도전 서울인 13- 15년 동안 한국팀 전경기 응원, FC붉은악마 반우용 단장

 

 

 

2002년 한일월드컵의 뜨거운 감동, 그 중심에는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준 대한민국 대표 응원단 ‘붉은악마’가 있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을 하던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붉은악마의 반우용 단장은 그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만든 주역 중의 한 사람이다. 축구가 마냥 좋았던 거제도 섬 소년 반우용은 이제 일본, 중국을 비롯해서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우즈베키스탄, UAE, 카타르, 이집트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우는 서포터즈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1998프랑스월드컵부터 2002한일월드컵, 2006독일월드컵,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한국 국가대표팀의 전(全)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응원을 한 이력도 있다. 삶의 모든 기준이 오로지 축구에 맞추어져 있어 휴가도 축구에 맞춰서 원정을 가고 연애 할 때도 영화관이나 미술관이 아닌 축구장에만 갔다. 남편 덕분에 아내도 이제는 그에 못지않은 축구팬이 되었다. 준수한 외모에 구수한 사투리가 매력적인 그의 못 말리는 축구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주시면?

▲반갑습니다. 저는 붉은악마의 신화 운영자(붉은악마 35개 가맹단체 중 하나)이며, 붉은악마 내 연합축구팀인 FC붉은악마의 단장이기도 합니다.

 

-붉은악마에서 활동한 경력에 대해 말해준다면...

▲1998년 붉은악마의 임시회장으로 일하다가 2002년 부회장으로 활동했고 2003년부터는 고문직을 맡고 있습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원정단장으로 500여 명의 응원단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하고 왔습니다. 그 밖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전(全)경기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붉은악마의 현재 규모는 어떤지?

▲현재 붉은악마는 35개의 가맹단체와 15개 자치단체의 연합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상 50개 모임의 운영자가 대의원으로 활동하며 온라인 상에서는 다음카페에서 모든 운영을 협의하여 진행하며 경기가 있을 때마다 각 모임별로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응원하고 있습니다.

 

-회장을 맡는 사람의 업무는 무엇인가?

▲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에 붉은악마는 대의원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사무국체제로 회장 이하 사무국에서 모든 업무를 진행했지만 한일월드컵 이후 너무나 큰 관심을 받는 모임이 되자 1인 회장 체제는 운영상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에 전체 대의원체제로 전환을 하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50여 개의 단체 중에서 한명을 대의원 의장으로 뽑아서 대외적으로는 회장 역할을 하게 되고요 현재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회장의 권한이 약해서 실제로 회장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고 모든 문제는 대의원회의, 소회의 또는 온라인 카페 내에서 모든 대의원들의 의견을 구해서 진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축구가 삶에서 갖는 개인적인 의미, 중요성은 무엇인지?

▲어린시절 촌에서 논과 밭을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공놀이 하다 축구를 좋아하게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클럽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축구는 제 인생에서 뺄 수 없는 하나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물론 그 깊이도 차이가 있겠지요. 저는 축구를 평범하게 좋아하는 게 아니라 항상 모든 것의 중심에 축구가 있죠. 휴가도 축구에 맞춰서 원정을 가고 연애 할 때도 주로 축구장에 갔어요.

 

-기억에 남는 경기와 그 경기가 미친 영향은?

▲사실 모든 경기가 다 의미있습니다. 단지 승리와 패배로 나눠질 뿐이지요. 그래도 많은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 경기를 꼽으라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함께 기억하는 경기입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전에서 펼쳐진 16강전, 이탈리아전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안정환 선수의 결정적인 골로 8강 진출이 결정됐을 때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좀 더 설명해 준다면.

▲정확한 통계를 내 본적은 없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원정응원 참여자 일것 같아요. 가까운 일본, 중국을 비롯해서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이집트 같은 곳에도 원정을 갔었고 1998프랑스월드컵부터, 2002한일월드컵, 2006독일월드컵,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한국팀의 전 경기를 현장에서 응원했습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원정은 중독이다”라는 말을 하던데...

▲한 번 해외 원정경기를 보고 온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중독이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에너지나 감동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붉은악마 원정멤버들 중에는 부모님이 자식을 데리고 가는 경우라든지, 연세가 칠순 이상인 분들도 있습니다. 또 독일월드컵 때는 원래 기차로 북한을 지나 독일까지 여행을 계획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중국 단동까지 배를 타고 간 후, 거기서부터 기차로만 여행을 하여 독일까지 가는 열정을 가진 분들도 있었어요. 그렇게 가려면 약 한 달 전에 미리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축구 응원 문화가 갖는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초기에는 일본 울트라닛폰의 응원을 따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서포터스 문화는 유럽의 문화가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훨씬 오래 되었고 역사가 있습니다. 일본 또한 유럽 특히 독일의 서포터스문화를 많이 따라 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도 일본이 아니라 오히려 유럽의 문화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이겠지요. 우리의 경기장 문화는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앞에서 치어걸들이 춤추는 거 구경하면서 앉아서 보는 게 전부였지요. 그러다 같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함께 뛰면서 경기 내내 선수들과 하나가 되는 응원의 재미를 알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렇게 오래된 유럽의 서포터스들은 훌리건이라 해서 과격한 행동으로 축구팬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벗어나기도 하죠. 그러면서 여러 가지 규제를 받다보니 조직적인 활동에서 자유롭게 변화되기도 했어요. 자유로운 대신에 주도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경기의 분위기에 따라 응원이 산만하고 영향력도 제한적이 됩니다.

 

-화제가 되었던 붉은 악마의 카드섹션의 준비과정이 궁금하다.

▲카드섹션은 우선 문구를 정하는 일부터 경기 전날 경기장 좌석에 일일이 카드를 붙이는 일까지 참 쉬운 게 없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카드섹션을 전담하는 팀이 있었는데요. 가장 유명한 문구인 ‘꿈★은 이루어진다’를 생각하게 된 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보고 느꼈던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큰 점수 차로 지기도 했지만 더 부럽고 놀라웠던 건 경기장을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네덜란드 관중들의 축구문화였지요. 그래서 우리에게 꿈 그 자체였던 4강 진출과 더불어 그렇게 부러워했던 그들의 축구문화가 4년 뒤에 우리 땅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걸 기념하는 뜻을 담아 문구를 만들었습니다. 가운데의 별은 월드컵 우승 시 선수들의 가슴에 달아주는 별을 상징합니다. 당시에는 우승까지도 바라볼 정도로 자신감이 충만했었지요.

 

-한국 축구계나 붉은악마 조직, 혹은 일반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축구계에는 이번에 승부조작이라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하면서 스포츠 기본정신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축구계가 단합을 해서 이후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축구계 전반에 문제점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서 준비를 철저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팬들에게는 K리그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도전하는 것이 삶과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2002한일월드컵 당시 상암에서 붉은악마가 선보인 카드섹션 문구인 ‘꿈★은 이루어진다’는 월드컵 이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만들었고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도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저의 꿈은 대한민국에서 축구라는 문화가 넓게 전파가 되어서 축구를 하는 사람, 축구를 보는 사람, 축구에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축구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꿈을 꾸고 지속적으로 도전하다 보면 우리의 축구문화도 멋지게 만들어지리라 믿습니다.

 

-일과 활동을 병행하는 비결은?

▲부산에 있을 때는 14년 동안 여행사에서 근무했습니다. 여행사는 제가 직접 운영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활동하는데 있어서 아무래도 일반 직장인보다는 유연성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NIG생명에서 일하고 있는데 하는 일 자체가 꼭 사무실에 매여 있어야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활용을 할 수 있기도 하지만, 원래 응원단 활동이라는 게 경기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막상 일 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 평소에는 온라인 카페로 회의를 하는 정도니까요. K리그 시즌에는 각 지역별로 현장팀의 서포터즈들이 응원준비를 하기 때문에 저 역시 그 지역에 가면 그냥 관중의 한 사람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지요. 월드컵 시즌에는 원정을 가야하는 경우 원정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게 됩니다.

 

-그밖에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나?

▲제 개인적인 꿈은 붉은악마든 아니면 다른 형태로든 축구와 관련해서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FC붉은악마는 제가 직접 창단한 팀인데 붉은악마 여러 모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 팀은 축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이미 지난해 축구바자회를 열어서 수익금을 여자축구유망주와 지적장애인 축구대표팀에게 지원을 해준 적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받은 사랑과 관심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축구라는 매개체로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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