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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3-06-07

조회수42,417

제목

(도전한국인45) 최다 장기기증자 최정식 씨

"네 번의 장기기증, 그래도 건강합니다"

 

도전서울 人11- 최다 장기기증자 최정식 씨

 

 

몸이 가벼운 남자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얼마나 가볍기에 호들갑인지 궁금할 것이다. 일일일식(一日一食)한 지가 22년이 넘는다. 먹는 것도 부실한데 헌혈을 무려 187회나 했다. 오직 2개뿐인 콩팥도 남을 위해 하나 주고, 간경화로 죽어가던 주부를 위해 간의 일부도 떼어주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백혈병 환자를 위해 골수이식도 해주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남에게 내어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준 것이다. 현재는 췌장 기증 등록을 해 놓고 있다는 사회복지사 최정식(50) 씨를 만났다.

골수를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한 지 12년이 지난 어느 날 그의 골수와 맞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다. 골수기증 의사를 밝혀도 실제 수술 받을 환자가 나타나면 대부분 이를 번복하곤 한단다. 하지만 그는 골수이식을 받을 적임자가 나타났을 때 기뻐하였다. 그래서 그는 가벼운 남자가 되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작은 체구에서 품어져 나오는 열정과 나누는 삶의 크기에 거듭 놀라고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장기기증을 하였는지?

▲1993년에 신장 기증, 2003년에 간 기증, 2005년에 골수 기증을 하고, 2006년에 췌장 기증 등록을 했습니다. 헌혈은 2006년 말까지 187회를 했어요. 더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이유가 생겼어요. 2006년 말에 B형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왔다 나간 흔적이 있어서 더이상 헌혈을 할 수 없다네요.

 

-처음에 신장 기증 할 때 결정하기 어렵지 않았나요?

▲신장을 기증하면 말기 신부전증 환자 한 사람을 살린다는 홍보물을 보고 기증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신장병, 신장투석은 물론 신장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신장 기증하고 10년 후에 간을 기증한 계기는?

▲2001년쯤 TV뉴스에 스님 한 분이 신장을 기증하고 얼마 후 간을 기증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저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후에 연예인 축구단과 축구를 하면서 지인이 우리도 한번 기증해보자고 해서 2003년에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 골수기증은 언제 하셨나요?

▲2005년 ‘한국조혈모세포은행’에서 저와 골수가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이 와서 기증하게 되었어요. 골수기증의 경우 타인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할 수 있는 확률이 1/20,000이라고 합니다.

 

 

-수면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루에 4시간을 자는데 수면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과거 수도원에서 8개월간 있었는데 그때부터 습관이 되었습니다. 움막으로 지은 독방을 사용했는데 새벽 2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4시에 묵상하고 오후에 농사짓는 생활을 했지요.

 

-장기 최다 기증자로 상을 받으셨다지요?

▲ 네, 과분하게도 ‘대한적십자 박애장’을 수여받았습니다. 그 상은 공평무사하게 인류애를 발휘하며 위난에 처한 인명을 구제하거나 안전을 도모하는데 탁월한 공로가 있거나 불우한 자의 복지증진에 탁월한 공로가 있는 분에게 수여합니다. 일반인에게는 박애장이 제일 큰 상입니다.

 

-하루 한 끼 식사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하루에 일식(一食)을 하는데 1988년부터 22여 년이 되었으며 주로 저녁을 먹습니다. 건강에는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일식을 하게 되면 영양이 부족할 것 같은데 세끼 먹을 때처럼 동일한 힘이 납니다. 현미, 잡곡, 야채를 주로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먹고서도 헌혈을 2주에 한 번했고 장기기증도 했으니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는 증거죠. 감사하게 사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지, 불평불만만 하는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 수 없어요. 정신적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야 육체적인 건강도 따라온다고 봅니다. 함석헌 선생님, 김홍호 선생님 같은 분들도 일식을 하셨어요.

 

-금지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술과 담배입니다. 술은 한 잔도 못 마십니다. 담배도 피우지 않아요. 고기는 가끔 먹긴 하지만 즐기지는 않습니다.

 

- 건강을 위하여 하고 있는 것은?

▲등산을 자주 합니다. 또 매일 조금씩 시간을 내어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저는 독신이기에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천사방문요양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요양보호사 30여 분이 계십니다. 요양보호사들이 65세 이상 노인분들 집을 방문해 생활을 도와드립니다. 신체활동지원(세면 돕기, 구강관리, 목욕도움, 배설도움, 식사도움 등), 가사활동지원(취사, 청소, 주병정돈, 세탁 등), 외출 시 동행, 일상 업무대행, 생활상담, 말동무, 간호, 요양상의 상담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합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요?

▲9월 초에 지인과 함께 방배동에 떡집을 개업합니다. 그곳에서 수익금이 나오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백혈병환자나 신부전증 환자들을 돕고 싶네요. 뭐,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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